프랑스의 소설가 생텍쥐페리가 지은 장편 소설. 폭풍우에 휩쓸린 비행기와 그 속에서 자신의 일에 충실하려는 파비앵의 모험을 그린 작품으로, 1931년에 발표하였다.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중심으로 한 남아메리카의 우편비행사업에 참가했던 작가가 그 체험을 바탕으로 하여 위험이 많은 이 비행의 의미를 추구하면서 묘사하였다. 책임자 리비에르는 인간의 생명보다도 영속적이고 무엇인가 구제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 있으리라는 생각에서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비행을 하게 한다. 이리하여 비행사 파비앵의 비행기는 폭풍우로 인하여 지상과 교신이 두절된다.
행동주의 문학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어둠과 폭풍우 속에서 가야 할 길을 찾아 헤매는 조종사 파비앵과, 갖은 우여곡절에도 냉정함을 잃지 않은 채 끝내 유럽행 우편 항공기를 출발시키는 리비에르의 모습은, 행동을 통하여 인간존재의 의의를 추구하려는 작가의 삶과 추구하는 인간상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서정적인 필치로 묘사되었다.
비행기 조종사, 소설가. 시인의 눈으로 모험과 위험을 바라본 그의 작품들은 조종사인 작가의 독특한 증언을 담고 있다. 〈남방 비행〉(1930), 〈야간 비행〉(1931)은 그의 모험적 체험을 이야기하는데, 여기에다 〈인간의 대지〉(1939)가 발표되었다. 그 밖에 어른들을 위한 동화, 오늘날에도 널리 사랑 받는 〈어린 왕자〉(1943)는 책을 읽는 사람들의 통과의례와도 같다. 하늘을 사랑했고 하늘에서 사라져간 생텍쥐페리는 지금도 많은 이들의 마음속에 살아 있다.